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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26년 5월 농사소식
작성자 khj98
작성일자 2026-05-28

 지난 4월 24일, 5월 1일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두 번의 볍씨파종을 무사히 마치고, 지금은 볍씨가 싹을 틔워 잎을 펼쳐내고 있습니다. 이제 곧 있을, 6월 6일 학교 논 모심는 날을 기다리며, 축제를 앞둔 마음으로 기대와 걱정의 공기가 잔잔하게 퍼져있습니다. 사실 축제보다도 더 재밌는 건 축제를 준비하는 것이기도 하니까요.

 

 볍씨파종을 하며 느낀 것이기도 하고, 사실 매번 농사일할 때마다 여실히 느낀 것이긴 한데, 농사든 어떤 일이든 참 많은 사람의 손길이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모든 것을 개인에 한해서 시작하고 끝내려는 세상입니다. 혼자서는 온전히 그 넓은 땅을 감당하기 벅찬 농사를 짓는 것이 세상의 시각에서 볼 땐 번거롭게만 보일 순 있으나, 어쨌든 우리는 먹고, 또 살아내야 하고, 또 그것을 함께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한 번도 논에 들어와 본 적 없는 사람 역시, 일면식도 없는 누군가가 농사지은 쌀을 먹으며 삽니다. 슬픈 일이기도 하지만, 그게 좋든 나쁘든 우리는 살아내기 위해 먹으면서 그 과정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이 쌀과 만난 분들도 저희의 이 과정과 함께하고 있다고 믿으면, 이리 힘들고 지지부진한 농사가 참 소중하다는 생각을 절로 하게 되어요.

 

 쌀, 논, 볍씨. 할 얘기가 많을 법도 한데, 마냥 ‘감사하다’ 라는 말만 나오게 됩니다. 그 존재 앞에서 느끼는 겸허함 이후에 찾아오는 자연스러운 반응일까요. 평생토록 먹은 쌀로부터 저희는 모두 비롯되어 지금 이렇게 만나고 있습니다. 어찌 감사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요.

 

 볍씨를 키워 논에 심고 마침내 나를 먹여 살리는 과정에 일부가 되는 것을 감사해하고, 계속해서 나와 너, 마침내 우리 모두가 그 일부가 되기를 바래 보는 마음입니다.

감사합니다.

 
2026년 5월, 풀무학교 전공부 식구들 올림

첨부파일
2026년 5월 김현수.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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