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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18년 3월 쌀편지
작성자 khj98
작성일자 2018-05-01

2018년 풀무학교

농사소식-3월


 


맑았습니다.

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왔습니다. 앙상한 가지들에 꽃 봉우리가 조금씩 올라오고 벌써 노란 꽃이 핀 생강나무와 산수유나무도 보입니다. 그리고 가을 겨울 동안 떨어져 쌓인 갈색의 낙엽들 사이로 파릇파릇한 새싹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작은 것들을 보며 봄이 왔구나실감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봄은 쉽게 오지 않나 봅니다. 오늘은 꽃샘추위로 때 아닌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3개월이라는 긴 겨울방학 동안 홍동을 떠나 도시에 있는 집에서 지냈는데 자연의 흐름을 느끼는 것이 참 어려웠습니다. 일기예보를 보며 기온이 영하 18도까지 떨어지는지, 미세먼지가 심한지 이런 정보에만 민감했습니다. 그렇게 무뎌진 감성은 학교에 오고 1주 정도는 지속되었습니다. 그러나 다시 서서히 깨어나는 자연을 보며 저도 다시 생기가 돌고 깨어났습니다.


올해는 눈도 내리고 비도 자주 내려서 밖에서 농사일을 할 수 있는 날이 적었습니다. 봄에 일을 시작하면 겨울 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몸을 적응시켜야 합니다. 일하는 계절을 맞이해 천천히 시작해야 하는데, 꽃샘추위라는 것은 다시 일을 시작한 사람들에게 적응하는 시간을 주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겨울 동안 조용히 땅속에서 그리고 밭에서 자랐던 마늘이 예쁘게 싹을 냈습니다. 유독 추웠던 겨울이었는데 빠진 아이 하나 없습니다. 밭에 줄 맞춰서 올라온 싹들은 마치 갓골어린이집 아이들이 산책하는 모습을 보는 것 같이 귀엽습니다.

겨울을 견딘 채소들은 또 있습니다. 돼지감자와 냉이, 그리고 밭에서 추위를 맞으며 더욱 달큼해진 시금치를 수확해 먹고 있습니다. 이른 봄에는 아직 심은 채소도 없고 수확할 수 있는 것도 없어서 먹을 채소를 생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봄에 먹을 채소 씨앗을 서둘러 파종하고 텃밭에 심을 채소 모종도 만들었습니다. 작은 모종들이 추위를 견딜 수 있도록 잘 관리해주고 텃밭에 심어 기르면 곧 학교 식당에서 맛있는 채소들을 먹을 수 있겠죠. 이른 봄에 심는 감자, 완두콩, 그리고 여러 쌈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꽃샘추위가 지나갈 때까지 땅속에서 기다렸다가 추위를 이겨내고 싹이 올라오면 좋겠습니다.

장 담그기도 했습니다. 겨울에 만들어 놓았던 메주가 발효되어 흰곰팡이 검은곰팡이 여러 곰팡이들이 피었습니다. 메주를 한번 씻어내고 항아리도 볏짚을 태워 소독하고, 메주를 켜켜이 넣고 소금물을 넣었습니다. 이제 장독 속에서 균들의 활동으로 장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거칠 것입니다.



3월은 시작입니다. 농사일도 학교생활도 다시 시작합니다. 1학년이 8명이나 들어왔는데 다행히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올해는 또 새로운 사람들과 어떤 일들을 겪으며 지내게 될까 기대와 걱정이 함께 있습니다. 다시 일 년을 잘 시작하면 좋겠습니다.



2018323

풀무학교 전공부 식구들 올림

첨부파일
2018년 3월쌀 정채영.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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