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소식
  • Home > customer > 학교 소식
제목 2018년 7월 쌀편지
작성자 khj98
작성일자 2018-07-26

농사소식 -  2018년 7월

 

무더운 더위에 지치지 않고 잘 지내고 계시나요? 해가 갈수록 여름이 믿을 수 없을 만큼 더워지는 것 같습니다. 저번 6월 한 달 동안의 실습기간이 끝나고, 7월부터는 2학기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본래는 오전에는 수업을 듣고, 오후에는 실습을 하는 게 보통입니다. 하지만 이 더위에 도저히 오후에만 일을 할 수 없어, 새벽에 일을 하고, 오전에 수업을 듣고, 한낮에는 잠시 쉰 뒤, 다섯 시 무렵에 다시 일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일과 공부를 함께 하려 하니 쉽지가 않습니다. 요일이나 날짜의 개념이 없어지고, 그저 해가 뜨고 지는 시간에 따라 몸을 반복적으로 움직이는 듯합니다.

농가월령가의 6월령(양력 7)에는 이런 대목이 있습니다. ‘날 새면 호미 들고 긴긴 해 쉴 틈 없이 땀 흘려 흙이 젖고 숨 막히고 맥 빠진 듯바야흐로 김매기의 계절 7월입니다. 6월에 감자와 양파, 마늘을 수확하고 그 자리에 메주콩과 들깨까지 심은 뒤, 요즘은 김매기에 한창입니다. 잡초들은 정말 강합니다. 덮어 놓은 볏짚 사이로, 논의 물 위로 어떻게든 삐죽삐죽 올라오곤 합니다.



요 며칠은 내내 논에서 김매기를 했습니다. 강렬한 햇빛을 받으며 일을 하다보면 얼굴과 온몸에서 땀이 흘러, 흙이 젖는다는 게 무슨 말인 지 알 것 같습니다. 논에서는 걷는 것부터가 쉽지 않고, 계속해서 숙인 탓에 허리도 아프고, 막막한 마음이 큽니다. 논이 미워지려 합니다. 그런데 하루는 정신없이 일을 끝내고 그제서야 논을 바라봤는데, 그 싱그러운 초록빛이 너무 아름답더군요. 파란 하늘과 흰 구름, 그리고 녹색의 논을 보고 있자니 가슴이 일렁거렸습니다. 그 뒤부터는 김매기를 하는 도중에 저물어가는 노을이, 논에 비친 은은한 달빛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고된 와중에도 이런 멋진 풍경이, 잠시 쉬면서 먹는 수박과 맥주 한 잔이, 땀을 식혀주는 바람이 있어서 포기하지 않고 계속 할 수 있는 게 아닐까요.



다음 주부터 전공부는 3주간의 여름휴가를 보냅니다. 학교를 비울 수 없어 반씩 나누어 10일 동안 일을 하고 집으로 가지만, 벌써부터 설레곤 합니다. 휴가기간엔 늘어지게 늦잠도 자고, 먹고 싶었던 음식들도 먹고, 가족들과 가까운 곳으로 여행도 갈 생각입니다. 조금은 지친 몸과 마음을 잘 다스리고 와야겠지요. 여러분도 틈틈이 자신을 살피고 주위를 둘러보면서 이 긴긴 여름을, 더위에 지지 않고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2018725

풀무학교 전공부 식구들 올림

첨부파일
2018년 07월쌀 정유경.hwp
이름 비밀번호



* 한글 1000자 까지만 입력가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