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와 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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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학년 생활글(4월 21일)
작성자 anti1090
작성일자 2017-05-04
조회수 242

20174211학년 생활글 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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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는 맛에 산다!

17기 오선재(2017.4.17.)

나에겐 말로 설명하지 못하는 많은 것들이 있다. 나는 뭔가 알 거 같은데, 남에게는 설명하지 못하는 많은 것들 때문에 답답하다. 항상 정리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있다. 그것 중 한 가지가 나는 왜 농사를 지으려고 하나?’이다.

나는 농사를 짓고 싶지 않았다. 삐까번쩍한 도시에서 우아하게 살아갈 줄 알았다. 내가 7학년이었을 무렵, 엄마에게 내가 나중에 커서 뭐가 되면 좋겠어?”라고 물었던 거 같다. 엄마는 농부라고 답했다. 이해할 수 없었다. 절대 농부는 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불과 2년 만에 무슨 계기인지도 잘 모르겠지만, 농사를 지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그 후 도시텃밭을 시작으로 농사에 대한 공부를 해나갔다.

전공부 입학을 위해 입학소개서를 쓰고 있었다. 글을 쓰다가 내가 왜 농사를 지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을 때, 나는 답을 할 수 없었다. 사회적 맥락에서 볼 때 식량 자급률이나 지속가능한 사회와 같은 이야기는 쓸 수 있었다. 하지만 나의이야기가 뭔지 몰랐다. ‘자연스럽게 농사에 계속 관심을 가져왔으니.......’ 라는 설명만 가능했다.

자연과학시간에 어떤 흐름에서였는지 사람은 살기 위해 먹는 게 아니라, 먹기 위해 사는 걸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흔히들 농사를 짓는 것은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먹을 것을 생산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먹기 위해 살아가는 걸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 순간 아 맞아!’라고 깨달았다.

나는 항상 오늘은 무엇을 먹을까?’ 상상하는 게 행복했다. 그리고 맛있는 게 있으면 먹어보는 게 즐거웠다. 옷이나 화장품을 사는 것에는 돈이 아깝지만, 음식에 쓰이는 돈은 얼마를 쓰던 아깝지 않았다. 나에게 먹는 건 삶에 있어 중요한 부분이었다. 그래서 내가 농사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된 것일 수도 있다. 먹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생산하는 일에도 관심이 간 게 아닐까 생각한다. 항상 사먹기만 했다. 하지만 가끔 작게 농사지어 먹는 채소들은 그 무엇보다 맛있었던 거 같다. 그게 아무리 야채라도 맛있었다. 아무래도 난 맛있는 걸 먹으며 즐겁게 살기 위해 농사를 짓는 거 같다.

 

 

한편의 꿈

17기 정채영(2017. 4. 17 )

요즘 참 행복하고 세상이 아름답다. 좋은 사람들이 곁에 있어 외롭지 않고, 봄이 되어 꽃들이 다양한 색색으로 피어난다. 꽃들을 보며 행복해지고 감탄이 절로 나온다.

봄은 생명이 빠르게 시작되는 시기이다. 얼마 전까지 추웠지만 이젠 포근한 기온이다. 꽃들도 추운 날씨에서 하나둘 피더니 이제 여기저기 움트고 있다. 벚꽃은 조그마한 봉오리에서 꽃이 터지듯 활짝 피더니 이제는 잎이 피기 시작한다. 짧았지만 아름다운 순간이었다. 꽃이 살아있고 나도 살아있다.

이런 행복함이 처음은 아니다. 제주도에 있을 때 인생에 있어 가장 행복하고 세상이 아름다웠다. 다시 도시로 돌아왔을 때는 그 행복함을 유지하는 것도 세상의 아름다움에 감탄하기도 어려웠다. 그래서 그냥 제주도이기에 가능했던 한편의 꿈으로 남겨두려고 했었다. 하지만 전공부에 와서 다시 자연과 가까이 생활하니 그 행복은 제주에서만 가능한 것이 아니었다. 자연의 생생 기운을 느끼고 살아있는 것의 아름다움을 느낀다. 즐겁고 행복하다.

 

 

전공부를 다니며

17기 강한성(2017.4.17.)

1.

요즘 내가 많이 변한 것 같다. 전공부를 입학한 지 1달 반 정도가 지났는데, 학교 수업과 농사 일, 그리고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생각하는 방식이 많이 달라졌다. 가장 놀라우면서 새로운 변화는 도시를 가게 되면 생기는 혐오증이다. 어제 대전을 갔는데, 높은 빌딩이 예전보다 훨씬 더 커 보이고, 도보 옆 찻길을 달리는 자동차가 마음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거기에다가 소음도 장난 아니었다. 아직 좋은 현상인지 나쁜 현상인지 잘 모르겠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전공부 탓이다. 여기를 와서 가장 구체적으로 내가 변한 것을 보여주는 현상 같다.

 

2.

대전을 가서 부모님과 내 여동생 림이를 만났다. 오랜만에 본 여동생이 너무 귀여웠고 부모님도 마찬가지로 반가웠다. 엄마랑 오랜만에 수다도 떨고 지난 한 달간에 일어난 일들을 얘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비록 몇 시간도 안됐지만 엄마랑 보내는 시간이 내가 가장 편할 수 있는 시간 같다. 그 다음에 아빠를 만났다. 확실히 아들이여서 그런지, 아빠랑 얘기를 하면서 아주 조금이나마 긴장을 했던 것 같다. 지금 가장 기억에 남는 질문은 풀무전공부 가기를 잘했냐?”라는 질문이다. 그때는 그냥 아직까지는 좋다라고 아빠한테 말했다. 솔직히 아직까지 확답을 하지는 못할 것 같다. 아직이라는 것이 언제 변할지, 친구들과 다투어서 사이가 나빠져서 학교를 다니지 싫어질지, 그때가 돼봐야 알 것 같다. 그래서 전공부를 들어온 일이 한지는 모르겠다. 다만, 내가 노력해야 할 부분은 시간이 지나서 결코 후회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것이 나에게 가장 큰 숙제인 것 같다.

첨부파일
170421 1학년 생활글 최종.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