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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16년 06월 쌀편지
작성자 pm2016
작성일자 2016-07-22

풀무학교 농사소식-2016년 6


 

안녕하신지요? 날씨가 점점 더워지고 있습니다. 날씨가 더워지는 만큼 모두들 바빠지는 것 같습니다. 모기가 피를 빨기 위해 달려들고, 파리들이 식당의 음식들에 들러붙기 시작합니다. 덕분에 하루하루가 더욱 치열해지는 것 같습니다.

6월달은 농사가 한창 바쁜 때입니다. 모내기부터 시작해 밭 김매기, 퇴비 뒤집기, 마늘과 감자 수확, 메주콩 파종 등등... 할 일은 많은데 일손이 부족하지요. 그러한 시기에 단비처럼 청계자유발도로프학교 학생들이 왔습니다. 이 학생들은 2주간 저희와 함께하며 농사일을 체험하였는데요. 16, 이팔청춘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더군요. 특히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날에 김매기를 하는데도, 별 군말 없이 하는 것을 보고 고마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 나이면 놀고 싶을 법도 한데 정말 열심히 농사실습을 해서, 더욱 가슴에 와 닿았던 것 같습니다. , 학생들뿐만이 아닙니다. 손모내기를 할 때에는 학생들의 학부모님들까지 가세 하셨습니다. 전공부 학생들과 발도로프학교 학생들, 학부모님들, 마을 사람들이 한 공간에 모여 모를 한번 같이 심었을 뿐인데 정말 공동체가 된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갑자기 두레라는 단어가 떠오르더군요. 옛날 농민들은 두레라는 공동체를 이루어 서로의 논에 모를 심어주고, 논김매기를 해주며 놀았다고 합니다. 장길섭 선생님은 논농사를 일과 놀이와 문화가 합쳐졌다고 표현을 하시는데요. 사실 지금 같은 시대에 이러한 풍경을 보기란 쉽지가 않습니다. 이제는 혼자서 논을 경작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거대한 농기계들이 생겨났고, 잡초는 농약을 뿌리면 됩니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굳이 손으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논일을 하는 것일까요? 그것이 바로 우리가 잃어갔던 협동의 가치를 찾는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옛사람들의 전통 속에서 우리는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되물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하루하루 더욱 빨라지는 시간 속에 살고 있습니다. 저 역시 바쁜 6월을 보내며 그저 살아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러한 때일수록 시간에 휘말려 자신을 잃어버리지 않고 한 번씩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하겠지요. 열심히 사는 것도 좋지만, 그만큼 놓치는 것도 많을 수 있으니까요. 지금 이 잠깐의 순간이라도 그동안 내가 했던 행동들, 지금의 생활이 자신에게 어떠한 의미인지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노를 젓다가

노를 놓쳐버렸다.

 

비로소 넓은 물을 돌아다보았다,

 

-고은. <순간의 꽃> 중에서

 

2016623

풀무학교전공부 식구들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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