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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16년 10월 쌀편지
작성자 khj98
작성일자 2016-10-26

2016년 풀무학교



농사소식-10


가을입니다. 노란 벼들로 가득찼던 논의 색이 변하고 있습니다. 나뭇잎의 색도, 저 멀리 보이는 산들의 색도 변하고 있습니다. 하루하루가 다르게 느껴집니다. 계절과 자연의 섬세한 변화를 몸으로, 마음으로 느끼고 있는 요즘입니다. 그 곳은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10월 첫주엔, 수업 갈무리를 했습니다. 이곳에서 8개월여간 공부하고 생활하며 어떤 모습으로, 태도로 살았는지 돌아봅니다. 처음의 마음가짐도 다시 한 번 들여다보게 됩니다. 생각해보면 그동안의 삶에서는 돌아보는 일보다 계획하는 일을 우선으로 두었던 것 같습니다. 이곳에서 지내며 배우고 익히게 된 것들, 맺은 관계들을 돌아보며 앞으로를 그려보기 위해서는 내가 지나온 시간들을 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낍니다. 또한 잘 돌아보고, 그리기 위해서는 매일매일을 성실하게 사는 태도 역시 중요하다는 생각이 함께 듭니다.

지난 2주간은 가을 실습주간이었습니다. 지난 달에는 갓골논의 밀크퀸을 수확했는데요, 지난 주에는 추청을 수확했습니다. 노란 벼들로 가득 찼던 논이 추수를 하고 나면 볏짚이 놓여있는 논이 됩니다. 제 할 일을 마친 논은 휴지기에 들어갑니다. 수확을 마친 비어있는 논을 보며 채움과 비움은 분리되어있는 것이 아니라 채우기 위해서는 비워야 하며, 비워있으면 채워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밭에서는 들깨, 땅콩, 고구마를 수확했습니다. 갓 캔 고구마를 삶아 김치, 막걸리와 한 입 먹는 그 순간이 참 좋습니다. 겨울을 보낼 작물들도 파종을 시작했습니다. 가을에 마늘 한쪽을 심으면 내년 여름 무렵에 육쪽마늘을 수확할 수 있습니다. 올해는 마늘을 캐는데 무척이나 고생했는데 내년은 어떨지 궁금해집니다.

1학년은 이번주부터 2주간 협동학습을 진행합니다. 한 팀은 홍동지역 가공식품 현황조사를 통해 전공부의 농산물을 가공식품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보고, 다른 한 팀은 홍동지역 태양광 발전 보급 현황 조사를 통해 보급 확대 방안을 제안할 예정입니다. 이번 협동학습을 통해 친구들과 머리를 맞대고, 마을과 만나 소통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합니다.

한 해의 농사를 갈무리하는 추수감사제가 11월 둘째주에 진행될 예정입니다. 추수감사제 기간에는 1학년 협동학습(118일 예정), 2학년 논, 밭 과제(119일 예정) 발표가 진행되며 전공부의 한 해를 돌아볼 수 있는 전시 및 공연 등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시간 괜찮으신 분들은 함께 해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해가 떠있는 시간이 점점 짧아집니다. 그래서인지 낮시간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일할 수 있는 시간도 여름보다는 줄어들어 바짝, 집중해서 일을 해야 합니다. 낮이 짧아진 대신 밤이 길어졌습니다. 긴 밤에는 책을 읽기도 하고 친구들과 차를 마시며 수다를 하기도 합니다. 낮과 밤이 함께 있으니 좋은 것 같습니다.

이제 학교 생활이 한달 정도 남았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이 아쉽기도 하지만 이 소중한 시간을 잘 마무리해 그동안을 돌아보고 앞으로를 그려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편지를 받아보시는 분들도 각자의 시간을 잘 갈무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건강하세요.

 

  20161027

풀무학교전공부 식구들 올림

 

 

첨부파일
2016년10월쌀 김명아.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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