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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17년 4월 쌀편지
작성자 khj98
작성일자 2017-04-24

2017년 풀무학교

농사소식-4



 맑았습니다. 다들 맛있는 밥 드시고 계신지요. 지난 달에는 봄 가뭄이 심해 먹을 것이 별로 없었는데 이번 달에는 먹는 속도가 자라는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는 수준입니다. 덕분에 텁텁하던 전공부 밥상은 한창 싱그러워지고 있습니다.


 

 올해는 학교의 논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작년까지 실험적으로 했던 포트모(기존 산파모의 방식은 평평한 판에 줄파를 하는 방식이었는데, 포트모는 모종을 만드는 포트를 사용해서 모를 키웁니다. 종자량과 상토량도 줄고 모를 더 크게 키울 수 있습니다)를 올해부터 전면적으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모내기를 할 때 편리하기도 하고 더 잘 크는데다가 산파모와 달리 모내기 때 뿌리를 찢지 않으니 어린 벼들이 몸살을 덜 앓습니다. 덕분에 전공부 일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필요한 종자의 양이라든지, 모내기를 하는 시기라든지, 바뀐 것들이 잔뜩이지만 가장 큰 것은 못자리(모판을 키우는 논)를 준비하지 않는 점이지요. 포트모는 하우스에서 키우기 때문입니다.


 못자리 준비는 매년 엄청 중요한 일로 꼽히는 작업이었습니다. 못자리가 잘못 되면 모가 제대로 자라지 않아 한해 논농사를 망칠 수 있으니까요. 그와 동시에 가장 힘든 일로 꼽히기도 했습니다. 논에 물을 대고 로터리를 쳐 곱게 곤죽이 된 논에 들어가서 높은 곳은 끌어 주고 낮은 곳은 끌어와서 평평하게 만드는 작업이기 때문이지요. 모판 밑의 높낮이가 다르면 낮은 곳은 뿌리가 떠서 자라질 못하고 못자리의 깊이가 다르면 깊은 곳은 모판이 물에 잠겨 싹이 트질 않습니다. 작년까지 논농사를 담당하셨던 장길섭 선생님은 못자리 준비를 할 때마다 못자리 하나도 평평하게 만들기 어려운데 세상 평평하게 만드는 일이 얼마나 어렵겠냐는 말씀을 하곤 했습니다.

 걷기도 힘든 곳에서 뻘 같은 논흙을 이리 옮기고 저리 옮겨야 하니 허리도 아프고 다리도 아팠습니다. 그래도 햇볕이 내리쬐어 등은 따땃하고 발은 논에 묻혀 시원하니 이것이 천국인가 싶은 느낌도 듭니다. 처음 시작할 때는 논이 크게 보여 언제 다하나 해도 동료들이랑 노래 부르며 하다 보면 어느새 해가 지면서  일이 끝났습니다.

 

 포트모로 바꾸게 되어 모내기 할 때도 편하고 모판 떼어내기라든지 평탄작업이라든지 힘들었던 작업들이 없어진 건 좋은 일이지만, 논에서 모판을 떼어내 다 같이 줄지어 서서 모판을 나르며 불렀던 노래가 그리운 것은 어째서일까요. 괜히 작년 파종 때가 그리워집니다.
 이번 달에는 하다 보니, 바뀐 모판 얘기만 드린 듯합니다. 다들 건강하시길 빕니다.


 

 2017425

풀무학교 전공부 식구들 올림

첨부파일
2017년04월쌀 신지인.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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