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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17년 8월 쌀편지
작성자 khj98
작성일자 2017-08-23

2017년 풀무학교

농사소식-8


 

 이번 달 홍동에는 비가 정말 자주 내렸습니다. 밭이 말라야 들어가서 뭐라도 할 텐데 밭이 마를 틈도 없이 비가 계속 내리는 탓에 풀이 자라는 것을 지켜보고만 있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지금 비가 이렇게 많이 오면 작물에 안 좋은데, 하면서도 또 몇 년만에 비가 많이 내려주니 다행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덕분에 날씨도 선선하구요! 며칠 전 수업에서 이철수 판화가의 글을 읽었는데 지금 저희 마음과 비슷합니다


 아침저녁은 서늘하지요? 더위가 이쯤에서 물러가실 모양입니다. 더위 가고나면 또 무엇이 오시려는지 쓸데없이 잦은 비로 농사가 엉망이 되었습니다. 고추 값은 뛰고 겨울 배추 값은 또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릅니다. 우리가 쓸데없다 하는 그 비도 다 이유 있어서 오고가는 것일 테니 곰곰 생각해 보아야지요. 많이 쓰고 많이도 버리고 사는 우리들에게 하늘이 전하는 엄한 말씀일 테니.”


730일부터 820일까지 저희 전공부는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두 팀으로 나눠서 열흘씩 교대로 다녀왔지요. 저는 집이 농사를 지어서 휴가를 가서도 집안일을 도왔습니다. 다행이라면 저희 집 쪽도 비가 꽤 내려서 어느 정도 쉴 수 있었던 겁니다. 예전 같으면 휴가를 와서도 일을 한다고 투덜거렸을 텐데 요즘엔 이 일을 내가 하지 않으면 다른 가족들이 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일하면서 아버지와 다투는 일도 있지만 마음을 다르게 먹으니 일하는 느낌이 이전과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사실 공동체에서 함께 산다는 것이 그렇습니다. 다함께 할 일이 있고 만약에 내가 그걸 못하게 된다면 다른 누군가가 해야 되지요. 가족도 하나의 공동체라면, 20년 동안이나 공동체에서 살면서 그 사실 하나를 모르고 살았습니다.

  이렇게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학교로 돌아왔습니다. 학교의 논밭에도 비가 내려서 할 일이 무지 많더군요. 들깨밭, 땅콩밭, 생강밭 등 각종 밭 김매기와 고추 수확, 가을에 심을 쪽파 다듬기... 할 일은 많은데 사람은 적으니 일하는 속도가 나지 않아 답답합니다. 사람 손이 얼마나 소중한지 거듭 알게 되는 한 해 입니다. 그래도 해야 할 일들을 하나 하나 끝마쳐서 한동안은 그렇게 바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몸으로나 마음으로나 여유가 있을 때 함께 산다는 것의 의미를 충분히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우리 함께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2017824

풀무학교 전공부 식구들 올림

첨부파일
2017년08월쌀 신민후.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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