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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17년 9월 쌀편지
작성자 khj98
작성일자 2017-09-22

2017년 풀무학교

농사소식 9월


 


 

 안녕하세요, 풀무 전공부에서 인사드려요.

날씨도 조금씩 쌀쌀해지고 하늘도 부쩍 높아진 가을이 왔습니다. 또한 천고마비의 계절로 모든 음식이 맛있어집니다. 이 아름다운 계절을 즐기며 지내고계신지요.


 전공부에선 드디어 첫 콤바인 소리가 들렸습니다. 조생종인 밀크퀸을 수확한 것입니다. 모내기했던 기억이 아득한데 그리 오래 전은 아니더군요. 3달 반 전에 모내기를 했고 그동안 벼는 열심히, 무럭무럭 자랐습니다. 점점 노랗게 익어가는 벼를 보며 즐겁고 수확하며 뿌듯합니다. 또 이제 곧 햅쌀을 먹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들뜨네요. 하지만 콤바인이 지나가고 수확된 빈 논을 보면 개운하기도 하지만 뭔가 허전한 느낌도 듭니다. 모내기 후 매일같이 보며 함께한 시간이 있는 벼인데 더 이상 논에 가서 볼 수 없어 그런 것입니다.


 밀크퀸은 수확했지만 그 옆 논에서는 추청이 아직 푸른빛을 띄며 익어가고 있습니다. 품종에 따라 익는 시기가 다르고, 같은 품종이라도 논의 상태에 따라 익는 모습이 다릅니다. 농사는 해마다 같은 것이 하나 없다는 말을 새삼 느끼고 있습니다.

올 해 전공부 논에서는 여러 생물들이 살았습니다. 우렁이, 오리, 메기, 미꾸라지농법을 했는데요, 얼마 전 오리와 메기는 잡아서 먹었습니다. 쌀도 추수하고 함께한 동물들도 거두는 시기인 것 같습니다. 또한 지금까지 해왔던 일들 모두 거두고 갈무리해야겠지요.


 

 우리의 음식이 어떻게 나에게까지 올 수 있었는지, 그 감각에서 멀어져 있는 사회인데 이렇게 생명의 흐름을 익혀가는 것 같습니다. 먹는 것을 키우고 먹는 그 흐름 속에 함께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전공부에서 농사를 지으며 가장 크게 느꼈던 것 중 한가지. 키우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잘 요리해 먹는 것. 아주 중요합니다.


 김장까지 2달 남짓 남았습니다. 아직 김장의 느낌이 없지만 김장용 채소들은 밭에서 자라고 있습니다. 배추와 무는 벌레가 갉아먹고 있어 열심히 잡아주어야 합니다. 벌레들도 사람이 맛있어하는 것을 먹습니다. 잡아도 또 생기고, 작물이 벌써 벌레에게 먹혀서 다시 씨를 뿌려도 또 먹고, 살아가기 위한 벌레들의 위력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사람도 몇 차례 반복해서 벌레를 잡는 것은 배추를 먹기 위한 노력이겠지요?

이 싹트고 활동하는 생명들의 생기와 같이 살아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추워지는 날씨에 몸 챙기시고 한 번 하늘을 올려다보며 아름다운 순간을 느끼는 여유도 있다면 좋겠습니다.


 

 2017921

풀무학교 전공부 식구들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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