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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19년 5월 쌀편지
작성자 khj98
작성일자 2019-05-21

2019년 풀무학교

농사소식-5


 

5월입니다. 간만의 비가 가물었던 땅을 조금이나마 적셔주었습니다.

본격적인 여름의 시작이 소만이라고 하던가요. 점점 뜨거워지는 태양 볕을 받고 쑥쑥 자라는 작물만큼, 사방이 풀로 무성해지는 시기입니다. 바야흐로 김매기의 계절입니다.

요즘은 곧 있을 모내기를 위해 논 정비에 한창입니다. 논둑에 자란 풀을 깎고, 구멍이 난 곳은 없나 살피고, 미장하듯 논둑도 발라줍니다. 그리고 곧 물을 받겠죠. 아직 모가 심어지지 않은 논은 초록빛 없이 황량해 보일 수 있지만 물을 받으면 또 다른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습니다. 논에 물을 받으면 그 물에 반사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날씨 좋은 날 물에 비친 하늘을 보면 파란 하늘이 정말 내 발밑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하늘을 보려고 고개 들지 않아도 내 위에 하늘이 있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됩니다.


 

5월의 아침은 무성하게 자라는 풀 깎는 예초기 소리로 아침부터 부산스럽기도 하고, 소란스럽기도 합니다. 논둑 풀 깎는 예초기 소리를 듣고 있으면 전공부에서 전설처럼 내려져 오는 김매기에 대한 일화가 떠오릅니다. 마라톤을 뛸 때 오는 러너스 하이처럼 김매기에도 카타르시스가 있다고 합니다. 낫으로 하나하나 손수 풀을 베는 일이 너무 힘들어서 김매기를 하면서 울었다라고 기억하지만 김매기를 하면서 농요도 부르고, 일하는 모두가 하나됨을 느끼고, 몰아일체를 경험하는 건 육체의 고통 때문에 힘들기만 한 건 아니었겠지요. 전공부 학생들도 바뀌고 주변 환경도 바뀌는 만큼 논둑 김매기는 이제 거의 예초기가 담당하지만, 그 시절을 잠시 상상해보기도 합니다. 바뀌는 것도 있지만 변하지 않아야 할 것은 또 무엇인지 잠시 고민해보기도 하면서 논 물에 비치는 하늘만큼은 변함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방에 다양한 꽃들도 만발했습니다. 찔레꽃, 아까시꽃(아카시아), 이팝나무꽃. 주로 흰색 꽃이 많은데 그게 꼭 밥을 연상시키는 것 같네요. 꽃내음도 맡고, 밥이 되어가는 냄새도 맡고, 풍성한 계절의 향이 느껴지는 시기입니다.

풍성한 계절에 여러분도 풍성한 하루되시길 바랍니다!



 

2019521

풀무학교 전공부 식구들 올림

첨부파일
2019년 05월쌀 박주영.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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