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0월이네요. 아침 저녁으로 찬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합니다. 학교에 1학년으로 입학한 지 얼마 안 된 거 같은데 바쁘게 생활을 한 탓인지 시간이 짧게 느껴지네요.

 올 여름에는 태풍으로 비닐하우스가 찢어지거나 날아가고 비도 많이 와서 논이 침수된 곳도 많았습니다. 그로 인해 밭작물도, 벼농사도 피해가 컸습니다. 올해 학교의 벼농사는 작년과 비교하면 대략 60%로 줄었습니다. 홍동지역 대부분의 농가가 도열병과 긴 장마로 인해 올해 벼농사는 흉작입니다. 최근 몇 년 사이 이런 경우는 없었다고 합니다.

 학교 논에도 병이 와서 쭉정이만 남아있는 논도 있지만, 쓰러진 벼를 세우고 논이 마르지 않은 논은 콤바인이 못 들어가니 물장화를 신고 낫으로 벼를 베었습니다. 그 덕분에 조금이나마 벼를 수확할 수 있었습니다. 학교에서 심는 벼 품종인 밀크퀸, 삼광 수확을 모두 마쳤습니다.

  논 일은 끝났지만 저희를 기다리는 밭일이 남아있습니다. 하우스 고추 따기, 고구마 수확, 양파심기, 생강과 토란 수확, 들깨수확 등 많은 일이 있습니다. 이렇게 농사일이 서서히 마무리되니, 올해도 끝이 보입니다.

 저희가 땀 흘려 기른 쌀 맛있게 드시고, 아프지 마시고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

2020년 10월 21일 풀무학교 전공부 식구들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