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소식 4월
지난 겨우내 비어있던 땅에서 풀잎들이 사부작 돋아나기 시작한지 꽤 지난것 같습니다. 지난주까지만 하여도 하늘에 떠 있던 벚꽃이 어느새 땅바닥으로 가라앉아 있습니다. 햇살은 따뜻하니 봄이 왔구나 싶은데 바람은 아직 서늘하여 옷을 벗었다 입었다 합니다.
요즘은 먼저 자리를 잡고서 겨울을 보낸 터줏대감들을 정리하고 사람이 먹을 새로운 생명을 하나 둘씩 심고 있습니다. 이름 모를 들풀에게는 미안하다가도 이것저것 먹을 생각을 하면 군침이 돌고 힘이 납니다. 아직은 쌀쌀한 날씨라 빛을 보지 못하고 계획표에만 적혀있는 생명들도 있습니다. 조금씩 채워지는 밭들을 보면서 또 일 년을 이렇게 시작한다는 것이 몸으로 와 닿습니다.
아, 전공부에 새 식구가 생겼습니다. 여러 이유에서 닭들을 키우게 되었습니다. 묘하게 멍한 눈빛으로 고개를 갸웃거리는 것이 여간 귀여운 것이 아닙니다. 이것저것 손이 많이 가고, 공부해야 할 것도 생겼지만 달걀도 낳아주고, 요리하다 남은 채소 꼭다리도 먹어주니 고맙습니다. 새로운 생명과 함께 사는 것이 부담이 되기도 하지만 이왕 시작했으니 잘 살아봐야겠지요? 하하하
모쪼록 저희가 직접 생산한 쌀을 나눌 수 있어서 기쁘고, 감사합니다. 밥 맛있게 드시고, 건강하시면 좋겠습니다. 코로나 조심하시고, 남은 4월도 잘 보내시기를 기원합니다.
2021년 6월 22일 전공부 식구들 올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