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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19년 9월 쌀편지
작성자 khj98
작성일자 2019-09-24

2019년 풀무학교
농사소식 - 9월


 

올해 첫 벼를 수확했습니다.

올해는 벼에 대해 공부도 하고, 관찰도 해서 그런지 벼를 수확하는 게 작년과는 느낌이 좀 달랐습니다.

한 포기에 3~5개씩 볍씨를 심었는데 15~30여개의 이삭을 냈습니다. 한 포기에 대략 2,000개의 낟알이 나오는데, 밥 한공기에 3,500알 정도가 들어가니, 두 포기에 밥 한공기가 나오게 됩니다. 반찬은 남겨도 밥알은 남기지 않고 먹으라고 어려서부터 배웠는데, 콤바인에 꼼꼼하게 들어가지 못하고 바닥에 남겨진 나락들이 유난히 눈에 밟혔습니다.

볍씨 한 알에서도 충분히 15~30개의 이삭을 낼 수 있어 1,000배 이상이니, 감자나 고구마나 마늘, 고추 등 씨 한 알에서 열매를 맺는 다른 작물들과 비교해 볼 때 벼와 겨룰 만한 녀석들은 없어 보입니다.

벼를 베기 전에 미리 헤어리배치(거름용 작물)를 뿌리지 못한 것이 조금 아쉽습니다. 그 녀석들을 뿌리려면, 볏대를 한 번 걷어줘야 합니다. 그래도 땅이 겨울 동안 헐벗지 않고, 헤어리배치를 덮고 있을 수 있으니 미생물들도 살 만할 거고, 내년에 벼들이 먹을 것도 더 많지 않을까 여겨집니다.

저는 내년에 여기에 없겠지만, 벼는 여기서 또 자랄 겁니다. 그렇게 벼는 다른 작물과 달리 사람을 타지 않고 그 자리에서 몇 천년을 자랐다고 하니, 참 벼가 멋지다고 생각했습니다.

앞으로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벼농사를 지으려고 합니다. 귀농한 사람이 연고도 없고, 돈도 없는데 벼농사를 짓는다고 말하면 미쳤다고 하겠지만, 귀농한 사람이 연고도 없고, 돈도 없는데, 벼농사 짓는 사람이 있다고 하면, 그럴 수도 있다고 말할 겁니다.

내년에는 좀 더 벼와 애틋한 관계가 되어 있기를 바랍니다.





2019925

풀무학교 전공부 식구들 올림

첨부파일
2019년 09월쌀 김주련.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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