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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5월8일 생활글
작성자 anti1090
작성일자 2019-05-14
조회수 76


 

파티 (190508, 박주현)

 

최근에 뭔가 파티(?), 모임 같은 게 많은 것 같다. 지난 금요일에는 채영, 선재네 집에서 놀았고, 토요일에는 신웅쌤네 집에서 놀았고, 일요일에는 학교에서 같이 술 좀 마시며 놀았다. , 이번주 금요일에도 생일파티를 한다고 한다. 지난주에는 재밌게 놀았던 것 같은데 너무 놀기만 한 것 같기도 하다.

이제는 좀 적당히 놀고, 일도 하고, 혼자만의 시간도 가지고 그래야겠다.

 

푸르른 오월 (190508, 조희주)

 

푸르른 오월이다. 여러모로 푸르른 오월이다. 정원과 학교로 들어서는 길목의 나무들도 꽉꽉 빈틈없이 푸르러지고 있다. 건조했던 들판도 어린 풀과 들꽃으로 가득 뒤덮였다. 싹을 틔울 수 있을까 조마조마 했던 텃밭의 작물들도 듬직하게 자라났다. 그 작물들 주위로 땅의 원래 주인들인 여러 풀들도 슬금슬금 올라와 퍼지고 계신다. 그리고 얼마 전 파종했던 볍씨도 싹을 틔워냈다.

오늘 논농사 시간에는 볍씨파종을 마친 모판 위에 덮어두었던 부직포를 거둬냈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그리고 볍씨파종 기계와 한 몸이 되어서 쭉쭉 뽑아내었던 모판. 그 모판에 들어갔던 볍씨가 싹을 틔웠다! 파종을 할 때는 이게 생명을 다루는 일인가 싶을 정도로 무감각했다. 모던 타임즈의 찰리 채플린이 된 것처럼 같은 동작을 실수 없이 반복하는데 집중하느라 바빴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삭막하게 쭉쭉 뽑아냈던 모판에서 푸릇한 생명이 돋아나다니. 앙증맞은 크기의 모들이지만 대견하게 느껴졌다. 작은 씨앗에서 싹이 돋아나는 모습은 심고 또 보고 심고 또 보아도 신기하다.

기다란 비닐하우스 안에 펼쳐진 푸른 모들을 보고 있자니 잔디가 깔린 운동장이 연상되었다. 그리고 이번 주말에 김매기를 하기 전 씨앗밭의 모습도 잔디 운동장과 흡사했다. 김매기 시기를 한 번 놓친 두둑 위로는 벌써 내 무릎까지 자라난 풀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주현이와 나의 손이 닿지 않는 곳은 금방 티가 난다. 씨앗하우스에 심어둔 빨리 먹을 잎채소들도 오월의 기운을 받아 무섭게 자라난다. 하우스 입구에 들어서면 바로 보이는 상추와 아욱의 나날이 커져가는 잎을 보면 위압감이 들 정도다. 어쩐지 빨리 따서 먹어줘야만 할 것 같아서 거의 이틀에 한 번은 바구니 가득 잎채소를 수확하는, 매 끼니마저도 푸르른 오월이다.

차암 여러모로 푸르른 오월이다. 자연은 각자 바쁘게도 자라나고, 먹고, 먹힌다. 나도 자연의 그런 움직임에 어느 정도 가담하고 있다. 나도 자연의 일부가 되어간다. 이렇게 감각할 수 있는 일상이 자랑스럽다. 요즘 나는 혼자 걷다가도 웃음을 터뜨리고, 작물들에게 물을 주면서도 노래를 흥얼거린다. 마음 같아서는 신나게 춤을 추고 싶기도 하다. 오월의 첫 주 속 나도 참 푸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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