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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3월 26일 생활글
작성자 anti1090
작성일자 2020-03-27
조회수 69

326일 생활글

농민? 아니겠지 (한현수, 322)

 

나도 이제 서서히 농사를 짓는 사람에 가까워지고 있는가보다 생각했었다. 강풍이 몰아치는 목요일 아침엔 하우스의 작물이 어찌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서둘러 하우스를 둘러보러 갔었다. 토요일 아침엔 전날 먹은 술이 깨지 않은 상태라서 산책을 가려다 날씨가 따뜻해짐을 느끼면서 하우스로 발길을 돌려 물을 주고 문을 조금 열어주었다. 아 이렇게 농민의 마음을 배워가는 것인가하는 뿌듯함과 자만심에 충만한 날들이었다.

일요일 아침이다. 왠지 아침부터 느낌이 좋지 않았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전날 오후에 하우스의 문을 닫은 기억이 없었다. 나말고 다른 원예당번이 닫았겠지? 아니 내가 닫았는데 기억이 안나나? 등등 걱정을 하며 하우스에 도착했다. 어서오라며 하우스문이 화알짝 열려있었다. ...

밤새 열어놔서 식물들한테 무슨 문제가 생긴건 아니겠지... 오늘 날씨가 따뜻하니 어제 밤에도 별로 춥지 않았을 것이야... 이런 차가움정도는 견뎌야 작물이 더 잘 자라는거 아니겠어...

월요일이 두렵다. 담당샘이 뭐라하실지... 식물들이 뭐라할지...


 

글쓰기 (황동하, 324)

 

글쓰기... 과연 나는 왜 이런 글쓰기를 하는걸까? 선생님이 하라고해서 하는거같다. 이번주 글쓰기는 진짜 어떤주제로 해야할지모르겠어서 이번에는 이렇게 빨리 별 내용없이 끝내겠습니다.

 

 

A가 그곳에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A를 바라보는 B가 있었다 (조은석, 324)

 

A: 혼자 살 수 있을까?

B: 당연히 없지.

A: 다른 사람이랑 같이 살아야만 하는 거구나.

B: 그렇지.

A: 같이 산다는 게 단순히 삶의 배경만 같은 건 아닌 것 같아.

B: 어째서?

A: 시간과 장소를 공유하는 것만으로 이웃이 될 수 있을까?

B: 이웃이 뭔데?

A: 내가 많이 사랑하는 것들. 어느 유명한 아저씨가 그랬어. 네 이웃을 내 몸과 같이 하라고. 근데 나는 잘 모르겠다. 어디까지가 내 몸이고, 어디까지가 네 몸인지. 남을 나와 동일시해도 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사랑하면 자꾸 뭔가를 주게 되나 봐. 마음을 주고, 신경도 써주고, 눈길도 주고, 관심도 주고. 무언가를 주게 되더라.

B: 그럼 너는 뭘 받는데?

A: 운이 좋으면 준 사랑을 되받는 거고, 운이 나쁘면 상처를 받는 거지.

B: 어떤 경우가 더 많았던 것 같은데?

A: 모르겠어. 그런 걸 일일이 세면서 살지는 않았던 같아. 내가 누군가를 만나는 데에 있어서 저울질하게 될까 봐 무서웠거든. 그냥 내가 살면서 만났던 내 이웃들처럼 누군가에게 이웃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

B: 그래서 뭘 했는데?

A: 다양한 사람을 만났어. 두 가지를 알았어. 세상에는 저런 사람이 있구나 하는 것 하나. 둘째. 저런 사람을 겪었을 때면 나는 어떤 감정을 느끼고, 어떤 생각을 하는구나 하는 것 둘.

B: 충분히 셈하면서 살았던 것 같아. .

A: 그런가? 그렇지는 않은데그렇게 하니까 우리가, 그러니까 나와 상대방이 같이 사는 모습을 더 객관적으로 마주하게 되는 것 같았어. 그러니까 뭐랄까. 내 입장에서 바라 봤을 때는 보이지 않던 것들을 더 많이 보게 된 것 같달까. 화가 나던 것들인데 수긍하게 되고, 비난하던 것들인데 이해하게 되더라고. 표현이 조금 어색하다. 인정하게 된다고 하는 게 맞는 거 같아.

B: 좋은 이웃이네. 그 정도면 충분하지.

A: 헛소리하지 말고, 졸리면 가서 자. 나 좋은 사람 아닌 거 나도 알아.

 

 

오도쌤 (정한빈)

 

오도쌤, 이 일 끝나가는 거 같은데 마무리하는 거 아니었어요?

오도쌤, 그 나무 안 쓸 거 같은데 버리는 거 아니었어요?

 

오도쌤, 지금 신웅이형 화내는 거 안보이세요?

오도쌤, 지금 은돌이가 절규하는 거 안보이세요?

 

오도쌤, 지난 낙엽 모으기부터 정말 일 욕심 많으신 거 아니에요?

 

. 그래도 잇잖아요

오도쌤, 지금 말은 이렇게 해도 제가 쌤 많이 좋아하는 거 알죠?

내일 또 봐요

 

일요일 (박경아, 3 24)

 

자연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따스하게 안아준다. 야외 테이블에서 식사를 할 때나 텃밭 일을 할 때, 햇살이 언제 어디서나 반겨 주듯이.

저번 주 일요일, 햇빛이 내게 건네준 다정한 손길을 나 역시 모두에게 전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냄새가 난다 (방효신, 324)

 

소똥 냄새가 난다. 분명 향기로운 농촌일 거라 기대했다. 창문을 열면 신선한 공기가 방 안으로 들어오는 아침을 생각했다. 전공부 생활관 2층 창문을 열면, 저 멀리 축사 냄새가 바람에 실려 코 끝에 도착한다. 창문을 닫는다.

밭 갈 때 올라오는 흙 냄새, 낫으로 잡초 벨 때 스치는 풀 냄새는 괜찮았다. 예상하지 못한 냄새가 문제였을까? 도시는 회색 매연 냄새가 보통이다. 동대문 근처의 거리와 맨홀에서 나는 역한 냄새는 날이 더워지면 더 하다. 덕분에 인터넷 쇼핑몰에는 각종 향기를 자랑하는 섬유 유연제와 바디 워시가 넘쳐나고, 건물 안에 뿌리는 방향제와 차 안에 놓는 탈취제, 방 안 냄새와 분위기를 한꺼번에 해결하는 향초, 주방과 욕실 냄새를 잡아준다는 디퓨저까지 도시는 냄새가 나면 큰 일 날 것처럼 인공적인 향기를 소비한다. 너무 많은 사람이 모여 살고, 쓰레기가 넘쳐나는 서울에 있다가 홍동에 오면 나무 냄새, 꽃 향기가 가득할 거라 여겼나 보다.

농촌은 잘 가꾸어져서 입장료 내고 들어가는 수목원과 다르다. 2년 전 운월리에 생긴 우사가 아니더라도, 밥그릇에 파리가 앉고 고인 물에서 썩은 내가 났다. 다만 서울은 문제의 냄새들이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가려져 당장 눈에 보이지 않고 바로 맡을 수 없을 뿐, 넓고 깊게 스며들어 일상의 공기가 되었던 것이다.

목련이 피기 시작한다. 서울 집에서도 창문을 열면 목련이 보였다. 꽃 향기가 슬금슬금 스친다. 오늘은 소똥 냄새가 안 난다. 꽃 향기가 소똥 냄새를 덮은 건지, 소가 여러 마리 팔려가고 우사를 청소한 덕분인지 알 수 없다. 높이 피는 목련을 보며, 꽃 냄새를 맡는다.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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