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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4월 14일 학생들의 생활글과 서와 시인의 시
작성자 anti1090
작성일자 2022-04-22
조회수 75

414일 생활글

 

 

(413, 장하든든)

 

봄은 늘 한순간에 나타나 하룻밤에 사라졌다

봄이 오고 있는지도 모르고

봄이 가고 있는지도 모르고

너무 찰나라고 타박하곤 했다

 

올해는 봄이 길다

히어리 봉오리가 서서히 펼쳐지고

들꽃은 먼저 고개를 내밀고

뒤늦게 나타난 목련도 화사하다

이 봄을 황홀히 즐긴다

 

맑고 환했던 꽃잎이 갈변되고

가지 끝에 위태롭게 머물다가

파릇한 새잎 자리 만들어준다

 

봄은 오고 가는 일을

서두르지 않는다

알게 되어 고맙다

 

 

오늘의 한랭사 (413, 김민)

 

밭의 보호막이자 지킴이인 한랭사 갓 심은 채소들이 아주 약해서 벌레로부터 지켜준다. 준비 할 때는 무척이나 번거롭다. 하지만 이것을 해두면 채소들의 안전은 보장된다. 100%라고 보장은 할 수는 없지만, 채소들은 우리에게 많은 도움과 영감 그리고 인내와 결실의 기쁨을 가르쳐준다. 가끔은 여유도 숨 고르기도 말이다. 밭은 여름엔 얄밉기만 하지만 수확의 계절인 가을이 되면 우리에게 너무 많은 걸 갖다 주기에 완전히 미워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니 이런 고민을 할 수 있게 해준 한랭사에게 감사한다.

 

 

 

 

 

 

 

 

비설거지 (413, 김지영)

 

비가 오기 전

바쁘다 바빠

 

흙에 퇴비도 뿌려주고

땅콩 심을 흙도 젖지 않게 하우스로 옮기고

콜라비랑 콜리플라워도 비 맞고 쑥쑥 자라라고 아주 심고

애벌레 먹지 말라고 한랭사도 덮어주고

내일 비 내리니까 물도 주지 않아도 되네

장 가르기 할 항아리도 식당 안으로 옮겨줬다

 

아 맞다

비와 바람에 활짝 핀 벚꽃이 홀라당 떨어져버릴까봐

꽃 구경 가는 것도 잊지 말자

 

비를 맞아야 할 것과

비를 피해야 할 것이 있어서

농부는 바쁘다

비 오기 전에 해야 할 일을 놓치지 않고 해야 하니까

오도 샘이 그걸 비설거지라고 한다고 일러주셨다

 

비 냄새는 싱그럽고

습기를 머금은 공기가 시원하다

 

 

별은 똑같이 빛나고 (서와)

 

집도 빌려 살고

밭도 빌려 짓고

 

그래도

풀 매며 듣는 새소리 좋고

더우면 참방참방 골짝 물에 발 담그고

"묵고 가."

떡 내미는 할머니 손 정겹고

 

남 땅에 누워보나

내 땅에 누워 보나

별은 똑같이 빛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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